해외로 빠져 나간 가상자산 100조…'국부 유출' 경고등

10-03 , 10:00 공유



올해 상반기 해외로 빠져 나간 국내 가상자산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섰다. 파생상품 투자 불가 등 규제에 막힌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상당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머니무브'...규제에 막힌 韓떠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상자산의 외부 이전 금액은 101조 6000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 증가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30일 국내 17개 거래소와 8개 보관·지갑업자 등 25개 가상자산사업자를 조사한 '2025년 상반기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이전 금액 중 신고사업자 간 100만 원 이상 이전에 적용되는 '트래블룰' 대상 금액은 20조 2000억 원(20%)으로 집계됐다. 화이트리스트(사전 등록된 해외 사업자·개인 지갑)로 건당 100만 원 이상 이전된 규모는 78조 9000억 원으로 4% 늘었다.

국내 보관·지갑 사업자의 총 수탁고도 7398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0% 감소했다. 이용 고객 수도 759명으로 41% 줄었다. 당국은 결과보고서에서 "차익거래를 위해 가상자산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물 거래 외에 마진, 선물 등 파생상품에 대한 접근이 막혀 있는 국내 시장의 한계가 투자자들을 해외 거래소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가상자산의 해외 이전 금액은 조사가 시작된 △2023년 상반기 29조 7000억 원 △2023년 하반기 38조 1000억 원 △2024년 상반기 74조 8000억 원 △2024년 하반기 96조 9000억 원 △2025년 상반기 101조 6000억 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업게의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가 시장을 위축시키고 가상자산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처럼 파생 상품 투자와 외국인 거래 등을 허용해줘야 시장이 크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총도 줄었다...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위축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95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 줄었다. 원화 예치금도 6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2% 급감했다. 이는 대기성 거래 자금이 대폭 줄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미국 관세 갈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변동성이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p#分页标题#e#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규모도 1160조 원으로 지난해 말(1345조 원) 대비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금액도 6조 4000억 원으로 12%가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 감소로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수익도 줄었다.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의 매출은 1조 1487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6%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7% 줄어든 6185억 원을 기록했다. 원화마켓은 6360억 원, 코인마켓은 174억 원 적자다.



이용자 1000만 돌파…1억 이상 보유자 18만명


이용자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거래 가능 이용자는 1077만 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 불어났다. 이 중 99.99%가 개인이다. 법인은 220개 사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300만 명(27.9%)으로 가장 많았다. 40대 292만 명(27.1%), 20대 이하 204만 명(18.9%), 50대 202만 명(18.8%) 순이었다.

보유 자산 규모별로는 50만 원 미만 보유자가 645만 명(59.9%)으로 가장 많았다. 1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보유자는 91만 명(8.5%)으로 집계됐다. 1억 원 이상 보유자는 18만 명(1.7%)이었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 중심의 매매, 가상자산 현물거래외 매매 금지, 외국인 투자자 차단 등의 문제로 경쟁력이 약화된 상태"라며 "이로 인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