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네이버와 손 잡으면서 금융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두나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초대형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탄생하는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에 달하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된다는 소식에 술렁이기도 했다. 두 회사의 체급만 비교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영업이익은 약 1000억 원으로 두나무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딜에도 이유는 있다. 두나무는 수익의 99%를 거래소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어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등과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려면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인데 가상자산사업자라는 지위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반면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이자 대표 빅테크로서 정부와 규제당국으로부터 제도권 플레이어로 인정받아 왔다. 네이버가 가진 제도권 신뢰도를 등에 업는 것이 두나무가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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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네파 '빅딜'...두나무 반대 주주 설득이 관건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 교환은 이르면 내달 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마무리 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후 순차적으로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미 경영진 사이에서 충분히 논의된 사안인 만큼 속도를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내달 디지털자산법 2단계 입법을 앞둔 것도 빅딜을 서두르는 이유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두 기업이 한 식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라며 "내달 주식 교환을 마무리 짓고 11월에는 블록체인을 매개로 한 본격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양사의 주식 교환 비율은 두나무(기업가치 15조 원 산정시)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5조 원 산정시) 3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비율에 따르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이후 송 회장은 네이버와 지분스왑을 통해 단일 기준 네이버 최대주주(9.4%)에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두나무 주주 간 이견이 빅딜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양 사의 주식 교환은 특별결의 대상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두나무는 경영진 지분 38.6%에 더해 카카오인베스트(10.6%),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 등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복수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접촉해 지분 매각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583억 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14조~15조 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만큼 한화투자증권은 최소 10배 이상 평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경쟁관계를 의식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카카오 역시 지분을 매각하거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1조 원이 넘는 차익을 거머쥐게 된다.
만약 한화투자증권과 카카오인베스트가 지분을 매각하면 주요주주 중 16.53%가 이탈하는 셈이다. 송 회장(25.53%)과 김형년 부회장(13.11%)의 지분을 제외하고도 30%에 까운 찬성표를 추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 주주의 이탈은 1차 난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두나무는 반대주주들의 지분을 매수하고 딜을 완성할 생각인데 두 주요주주의 이탈과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각각 현금 2조 원, 1조 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