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리플 등이 후원하는 크립토 PAC 페어셰이크가 앨라배마 상원의원 경선에 나선 배리 무어를 위해 5주간 500만 달러 규모 방송 광고 캠페인을 벌이며, 현직 대통령의 지지 메시지도 실을 예정이다. 페어셰이크를 포함한 크립토 PAC들은 2024년 선거에서만 약 1억 3,000만 달러를 집행했고, 현재 1억 9,300만 달러 선거자금을 앞세워 2026년 중간선거에서 친(親)크립토 의회 지형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1억 9,300만 달러 선거자금… 크립토 PAC, 배리 무어에 500만 달러 쏟아붓고 현직 대통령까지 띄운다 / TokenPost.ai
미국 대선과 맞물린 중간선거 국면에서 암호화폐 정치 후원 조직(PAC)들이 본격적인 ‘돈 공세’에 나섰다. 그 중심에 있는 크립토 PAC ‘페어셰이크(Fairshake)’가 친(親)크립토 성향의 배리 무어 하원의원의 상원의원 도전을 위해 500만 달러(약 72억 6,000만 원) 규모의 지원 캠페인을 시작한다. 미국 의회 내 ‘크립토 우호 세력’ 확대를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페어셰이크 계열 단체인 ‘디펜드 아메리칸 잡스(Defend American Jobs)’는 배리 무어의 연방 상원의원 선거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주간 방송 광고를 집중 집행할 계획이다. 이번 광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무어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포함될 예정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페어셰이크는 미국 선거 자금 제도상 ‘슈퍼 PAC’에 해당한다. 슈퍼 PAC은 기업과 단체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을 수 있지만, 후보 캠프와 직접적으로 협의하거나 자금을 건네는 것은 금지된다. 대신 TV·온라인 광고,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페어셰이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경제 성장을 위해 싸우고 미국을 ‘크립토 수도’로 만들 리더 배리 무어와 함께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Coinbase), 리플 랩스(Ripple Labs) 등 주요 크립토 기업이 후원하는 대표적인 크립토 PAC으로, 올해 미국 선거판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 자금 세력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단체는 2024년 미국 선거 국면에서만 친(親)크립토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약 1억 3,000만 달러(약 1,888억 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크립토 산업에 우호적인 시각을 가진 의원들이 대거 의회에 입성해, 디지털 자산 규제·육성 논의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리 무어, ‘강력한 친(親)크립토’ 등급 의원 배리 무어는 2020년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디지털 자산 규제 논의를 주도하는 핵심 기구 중 하나인 하원 농업위원회에서 활동해 왔다. 이 위원회는 지난해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을 의제로 다루는 등 크립토 시장 규율을 다듬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무어는 평소 크립토 산업에 호의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지난해 12월 5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크립토 관련 입장과 행정명령에 호응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크립토는 유행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의 일부이며, 앨라배마의 미래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크립토 업계 옹호 단체인 ‘스탠드 위드 크립토(Stand With Crypto)’는 무어의 발언과 의정 활동을 종합해 그를 ‘크립토에 매우 우호적(strongly supportive)’인 인물로 분류하고 있다. 같은 평가를 받은 인물로는 이번 선거에서 경쟁 구도를 이루는 앨라배마주 법무장관 스티브 마셜이 있다. 앨라배마 데일리 뉴스가 보도한 공화당 유권자 500명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약 선거가 2월에 치러질 경우 응답자의 26%가 스티브 마셜을 지지하겠다고 답했고, 17%는 배리 무어를 선택했다. 친(親)크립토 등급은 두 사람이 동일하지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마셜이 다소 앞서는 흐름이다. 크립토 PAC들, 2026년 중간선거 앞두고 ‘자금 싸움’ 본격화 이번 배리 무어 지원은 크립토 PAC들의 중간선거 전략의 일환이다. 미국 중간선거 예비선거는 오는 5월 각 당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본선은 11월 3일 열릴 예정이다. 크립토 규제 방향을 가를 의회 의석 수가 다시 한번 판가름 나는 셈이다. 페어셰이크는 올해 1월 기준 중간선거를 앞두고 1억 9,300만 달러(약 2,804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 자금은 친(親)크립토 후보 지원, 반(反)크립토 성향 후보 견제, 주요 경합주에서의 여론전 등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크립토 기업들의 정치 후원은 페어셰이크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제미니 트러스트 컴퍼니(Gemini Trust Company)와 크립토닷컴 모회사 포리스 덱스(Foris Dax)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PAC에 총 2,100만 달러(약 305억 원)를 보내 중간선거 전략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실탄’을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을 노리는 가운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크립토 산업 전반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공화당 내에서 ‘크립토 규제 완화’가 하나의 정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크립토 PAC들도 친(親)크립토 후보를 선별 지원하며, 차기 의회 권력 지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이런 막대한 ‘정치 자금 물량전’이 크립토 규제의 합리적 정착으로 이어질지, 특정 산업 로비에 휘둘리는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페어셰이크와 같은 크립토 PAC들이 수억 달러 규모 자금을 앞세워 선거판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만큼,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미국 크립토 정책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